한국에서는 넓은 의미의 분식[4]으로 여겨지나 안에 들어가는 재료가 한두 가지가 아니며, 그 재료들을 하나하나 손질하고 요리해야 하므로 제대로 만들기 까다로운 요리이기도 하다. 어떻게보면 잡채보다 손이 더 많이 간다. 설렁탕과 마찬가지로 가게에서 재료들을 대량으로 준비해놓고 손님이 오는 대로 만들어서 빨리 내놓기는 쉽지만 가정집에서 각잡고 만들려면 고생하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김밥을 깔끔히 말고 또 말아놓은 후에도 터지지 않게 잘라놓기가 예상보다 쉽지 않다.
요령이 없으면 김이 잘리는 게 아니라 눌리다가 찢어지거나[5] 김밥이 썰릴 때마다 안의 내용물이 터지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나 내용물 양 조절에 실패하면 김밥이 지나치게 거대해져서 미세한 힘만 가해도 푹푹 터진다. 여러모로 만들기 쉬운 음식은 아니다. 터지지 않고 썰어내려면 김밥을 적절하게 잡고 김밥 바로 위의 약간 뒤쪽부터 시작해 칼을 내리면서 몸 쪽으로 살살 당겨온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썰어주면 된다. 말려있는 김의 끝부분을 도마와 닿게 바닥쪽으로 두고 썰면 그나마 쉬워진다.
다른 문제로는 잘 쉬는 나물류나 계란 등이 들어가고 손으로 만지는 특성상 식중독 우려까지 높은 편이라 급양대에서 김밥은 기피한다. 그렇지만 군대라고 해서 김밥을 절대 안 만드는 건 또 아니다. 고위 간부의 경조사, 또는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하는 큰 행사나 식전이 있을 경우 참석 인원과 중요도에 따라 허가를 받고 위생에 신경쓰면서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하면서 김밥도 넣는다든지 하는 식이다.
그와 별개로 소규모 독립부대는 인원도 적고 취사가 반드시 급양관이 짜준 FM대로만 돌아가는 건 아니므로 종종 김밥을 만들어 먹는 경우들이 있다. 군대 외부를 돌아다니는 보직은 아예 사제로 사먹을 수도 있고 몰래 반입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물론 간부에게 걸리면 후폭풍이 엄청나다. 군부대에서 김밥 등 검증되지 않은 외부 음식의 반입을 엄하게 처벌하는 이유는, 식중독이나 군 기강 문제로 전투력 손실은 물론 인명사고까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형사고는 담당 지휘관이나 간부들도 상부의 문책을 피할 수 없으므로 외부 음식 반입을 상당히 싫어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군장 돌기와 같은 얼차려를 받기도 한다. 물론 취사병이 김밥을 만드는 과정도 힘들고 손이 많이 가는 데다, 날재료는 식자재 검수와 세척까지 더욱 꼼꼼히 해야 하므로 관계자들이 피로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
그래서인지 요즘은 군대에서도 그나마 현실적인 방식들을 쓰고 있는데, 그냥 보급 포장김 + 밥 + 작은 반찬류[6] + 김치 + 캔 사골국 형태로 한 식단을 구성해서 주는 부대도 있다. 아니면 간부들이 휴일 출근 때 따로 많이 사와서 부대원들과 나눠 먹거나 한다.
규모의 경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요리이기도 한데, 개인이 만들거나 위의 군대 예시처럼 원래 안 만들던 사람이 만들면 자질구레한 재료들을 전부 준비해서 만드는 것이 귀찮고 오래 걸리지만, 김밥집처럼 아예 시스템을 갖추어 대량으로 만들면 요리 자체는 조립에 가까운 간단한 요리기 때문에 싸고 빠르다. 지금처럼 김밥집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1970~1980년대의 김밥은 소풍갈 때처럼 ‘특별한 날에 먹는 특식’의 위상이었지만 지금의 소위 ‘김밥천국‘ 등의 김밥은 ‘값싸고 빠르게 한끼 때우는 음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들어가는 재료의 종류는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단무지[7], 햄[8], 지단은 거의 공통으로 들어가고, 거기에 당근, 우엉, 오이[9] 등의 야채가 조금 들어가면 김밥집에서 제일 기본적인 김밥이 완성 된다. 여기에 맛살이나 어묵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케바케로 맛살보다 어묵 쪽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그외 재료로 김치, 시금치, 부추, 불고기, 깻잎, 참치, 날치알, 마요네즈, 케찹, 치즈, 고구마, 멸치[10], 진미채, 유부, 양배추나 기타 채소의 샐러드, 고추, 소시지 등이 있다. 특이하게 아예 김밥 내에는 재료를 넣지 않고 맨밥만 넣은 뒤 김치, 오징어무침과 곁들여서 먹는 충무김밥도 있다. 사실 밥이 들어가는 만큼 밥과 어울린다면 뭐든 다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요즘에는 마트에서 김밥말기용 재료를 따로 팔고 있다. 손질하기 번거로운 단무지와 우엉을 김밥용으로 길게 자른 것을 일정량 묶어서 파는데, 여기에 김밥용으로 가늘고 길게 잘라놓은 프레스햄과, 맛살, 어묵 정도를 같이 사면 야매요리 수준으로도 어렵잖게 김밥을 쌀 수 있다.
일반적으로 썰어먹지만 그냥 통으로 들고 먹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데 시금치 같은 질긴 재료는 이빨만으로 안 끊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 잘못하면 특정 재료가 한 번에 쏙 빠지기도 한다. 높은 확률로 시금치나 우엉이 빠진다.
바쁜 점심 시간대의 김밥집에서는 가끔 김밥을 썰 때 끝까지 썰지 않아서 아랫부분의 김들이 모두 안 잘리고 붙어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면 하나씩 떼서 먹어야 하는데 매우 귀찮다. 반드시 끝까지 썰어달라고 말을 하자.
김밥을 아무리 잘 싸더라도 결국은 재료의 길이 차이와 누르는 압력으로 인해 양 부분으로 재료가 불규칙적으로 튀어나오다 보니 좀 못생긴 모양이 되어버리는데 이걸 ‘꼬다리’ 혹은 ‘꼭지’ 등으로 부른다. 김밥 한 줄마다 딱 2개만 나오니 나름대로 희귀 부위. 이 부분은 재료가 유달리 많이 모여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은 햄, 계란같은 재료가 큼지막하다고 선호하지만 반대로 보면 야채나 단무지 같이 애들이 싫어할 만한 재료도 크다 보니 선호하지 않는다. 못생긴 모양 때문에 한때는 취급이 박했는데, 90년대 여성인권에 관한 드라마, 다큐 등에 보면 오빠나 남동생은 예쁘게 생긴 중간 부위를 주고 여동생이나 누나가 그 남은 꼬다리를 처리하는 내용도 있었다. 간혹 오빠나 형이 꼬다리 처리를 자처하고 중간 부분을 동생에게 양보하는 내용도 있었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대량 생산 형태의 공장제 김밥은 처음부터 재료를 일정한 길이와 양으로 정리하고 기계로 자르기에 이 ‘꼬다리’가 생기지 않는다. EBS 극한직업 영상
단무지, 햄, 맛살 등의 김밥 재료는 한번 살 때 많은 양이 포장되어 있는지라, 김밥을 만들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만들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남은 김밥을 처리하기 곤란해지는데, 남은 김밥을 맛있게 재구성하는 김밥전이라는 간단한 요리법이 있다. 계란물을 풀고 남은 김밥을 계란물에 굴린 뒤 팬에 기름을 살짝 둘러 부치면 된다. 다만 바로 만든 김밥을 그대로 계란물에 굴리면 밥알과 속재료의 결속력이 좋지 않아 계란물에서 풀어져 유사 황금볶음밥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으니 냉장실에서 잠시 식혀 모양을 굳히고 하는 것이 좋다. 이 때 김밥 자체가 간이 좀 되어 있으니 계란물에는 특별한 양념은 없어도 된다. 굳이 뭔가 색다른 걸 경험하고 싶다면 다진 마늘을 계란물에 쬐끔 첨가해서 만들면 익숙하면서도 색다른맛이 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부치다가 망치게 되면 그대로 볶아버리기도 한다.
샌드위치김밥/사각김밥이라 해서 김밥을 동그랗게 마는게 아니라 밥과 재료들을 정사각형으로 김 위에 배치하고 샌드위치마냥 서로 겹치게 쌓아올린 김밥도 있다. 참고
